일수차천 (一手遮天) -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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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수차천 (一手遮天) -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일수차천 (一手遮天) -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한 일(一/0) 손 수(手/0) 가릴 차(辶/11) 하늘 천(大/1)]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우리 속담과 번역한 듯이 같은 뜻을 지닌 성어다. 벼락 치는 하늘도 속인다는 사람이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을 리가 없다. 하나의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곱의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는 서양 격언도 있다. 그런데도 권력으로 천하의 모든 사람 눈을 가리려는 일은 자주 본다. 이 말은 唐詩(당시)에서 나왔지만 세력을 믿고 전횡하며 윗사람을 속이고 아랫사람을 업신여기는 일이 어찌 옛날에만 있었겠는가. 한낮에 그림자를 피하려는 日中逃影(일중도영)이나 한 손에 하늘을 얹는다는 一手托天(일수탁천)과 같이 불가능하거나 무모한 일을 가리킨다.

당나라 시인 曹鄴(조업, 鄴은 땅이름 업)은 史記(사기)를 읽고 ‘讀李斯傳(독이사전)’이란 시를 지었다. 엄격한 법치로 秦始皇(진시황)을 도와 탄탄한 군현제를 확립하는데 도움을 준 이사는 획기적인 정치를 이끌었지만 악명도 남겼다.

荀子(순자)에 같이 수학한 韓非(한비)를 시기하여 옥사하게 했고, 실용서를 제외한 서적을 불태우고 비판하는 학자를 생매장한 焚書坑儒(분서갱유)를 진시황에 건의했다. 승상에 오른 뒤 자신도 환관 趙高(조고)의 모함으로 처형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조업은 司馬遷(사마천)이 평한 이사의 열전을 읽고 느낀 것을 읊었다. 뒷부분을 인용해보자. ‘남모르는 것을 속여도 잘 안 되는 법인데, 남이 다 아는 것을 속였으니 죽음을 자초한 꼴이네(欺暗尙不然 欺明當自戮/ 기암상불연 기명당자륙), 한 사람의 손으로는, 온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어려운 것(難將一人手 掩得天下目/ 난장일인수 엄득천하목), 보지 못했는가! 석 자밖에 안 되는 무덤과, 형장의 풀이 부질없이 푸른 것을(不見三尺墳 雲陽草空綠/ 불견삼척분 운양초공록).’ 雲陽(운양)은 구름으로 가렸다 햇볕이 났다 하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진나라 때 형장이 있었던 지명이기도 한데 한비와 이사는 이곳서 죽었다고 한다.

경제나 정치권에서의 권모나 술수는 당장은 통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실상이 드러나고 상응한 벌을 받기 마련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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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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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이시목청(耳視目聽) - 귀로 보고 눈으로 듣다, 눈치가 빠르다.

[귀 이(耳/0) 볼 시(見/5) 눈 목(目/0) 들을 청(耳/16)]

귀로 볼 수 있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면 도통한 경지다. 耳視(이시)란 직접 보지 않아도 소문을 들어서 알아차리는 것을 말한다. 目聽(목청)은 직접 듣지 않아도 말하는 표정만으로 알아차리는 것을 뜻한다. 이 둘을 합친 耳視目聽은 道家(도가) 수양의 한 단계라 하는데 눈과 귀의 도움 없이 정신만으로 시각과 청각이 가능하게 된 경지를 가리킨다고 한다. 여기에서 속인들은 눈치가 대단히 빠른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눈치가 있으면 어디를 가도 군색한 일이 없다며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도 젓갈을 얻어먹는다’는 속담도 남겼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도가의 전설적 사상가 저작이라는 ‘列子(열자)’에 관련 이야기가 전한다. 魯(노)나라의 3대 가문 중 하나인 叔孫氏(숙손씨)가 陳(진)나라의 대부를 초청했다. 노나라에는 孔子(공자)라는 성인이 있다고 말하자 진 대부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나라에도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숙손씨가 누구냐고 물으니 대부가 대답한다. ‘老子(노자)의 제자인 亢倉子(항창자, 亢은 높을 항)라는 사람인데 노자의 도를 터득하여 귀로 보고 눈으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能以耳視而目聽/ 능이이시이목청).’ 이 말을 들은 노나라 임금이 크게 놀라 상경을 시켜 후한 예로 모셔오게 했다.

항창자가 초빙에 응해 노나라에 오자 왕이 사실인지를 물었다. 그러자 항창자는 ‘소문을 낸 사람들의 망언일 뿐입니다. 저는 보고 듣는데 귀와 눈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귀와 눈의 쓰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我能視聽不用耳目 不能易耳目之用/ 아능시청불용이목 불능역이목지용).’ 몸이 마음과 합하고, 마음이 기운과 합하고, 기운이 정신과 합하고, 정신이 無(무)와 합하는 수양을 쌓으면 감각작용이나 지각작용에 의하지 않고서도 자연히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여기서 유래하여 눈치가 빠르고 감각 능력이 뛰어난 총명한 사람을 가리키게 되었다.

일을 처리하는데 가장 적합한 때가 있다. 이 시기보다 빠르거나 늦어서 낭패 보는 일이 허다하다.요즘 정치인들을 보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는 눈귀로 보고 듣지 않아도 알만한데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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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취인(以貌取人) - 얼굴만 보고 사람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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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취인(以貌取人) - 얼굴만 보고 사람을 쓰다

이모취인(以貌取人) - 얼굴만 보고 사람을 쓰다

[써 이(人/3) 모양 모(豸/7) 가질 취(又/6) 사람 인(人/0)]

人事(인사)가 萬事(만사)라는 말을 흔히 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를 표한다는 인사는 물론 아니다. 한자는 똑 같지만 사람을 어떤 자리에 임용하는 일을 가리킨다. 작은 단체나 직장에서도 適材適所(적재적소)가 중요한 일인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결국 用人(용인)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말은 쉬워도 마땅한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고르는 것은 정말 어려운 모양이다. 모든 것에 완벽했을 孔子(공자)도 선입견으로 사람을 잘못 판단했다고 후회하고 있으니 말이다.

인사의 중요성을 말한 이 성어는 공자가 제자를 평하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공자의 제자 子羽(자우)는 얼굴이 매우 못 생겼던 모양이다. 처음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공자가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자우는 이후 학문과 덕행을 닦는데 힘쓰고 공사가 분명하게 일을 처리해 따르는 제자가 300명이나 됐다고 한다. 宰予(재여)라는 제자는 언변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낮잠을 자다가 공자에 혼나기도 하고 삼년상이 길다고 주장했다가 꾸중을 들었다.

천성이 게을러 ‘썩은 나무는 조각을 할 수 없다(朽木不可雕/ 후목불가조)’고 까지 지적했을 정도다. 뒷날 공자는 이렇게 탄식했다. ‘나는 말로 사람을 골랐다가 재여에 실수했고, 외모로 사람을 보았다가 자우에게 실수했다(吾以言取人 失之宰予 以貌取人 失之子羽/ 오이언취인 실지재여 이모취인 실지자우).’ ‘史記(사기)’의 仲尼弟子(중니제자)열전에 실려 있다. ‘論語(논어)’에도 ‘군자는 말을 보고 사람을 등용하지 않는다(君子 不以言擧人/ 군자 불이언거인)’란 구절이 衛靈公(위령공)편에 나온다.

우리 사회에 외모지상주의(lookism) 열풍이 거세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청소년의 관심이 심각하다고 한다. 한 조사에는 성형수술을 희망하는 여대생이 무려 80%에 달했다고 했다(박춘태 ‘세상읽기’). 겉보기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를 떠나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실력을 볼 수 있어야 단체나 국가나 발전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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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호보(鷹視虎步) - 매의 눈빛과 범의 걸음걸이, 흉악한 사람의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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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호보(鷹視虎步) - 매의 눈빛과 범의 걸음걸이, 흉악한 사람의 외모

응시호보(鷹視虎步) - 매의 눈빛과 범의 걸음걸이, 흉악한 사람의 외모

[매 응(鳥/13) 볼 시(見/5) 범 호(虍/2) 걸음 보(止/3)]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다. 처음 만났을 때 느끼게 되는 얼굴의 생김새 人相(인상)은 3초 만에 인식이 완료돼 오랫동안 간다고 해서 콘크리트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첫 印象(인상)을 결정짓는 중요 요인은 아무래도 외모가 첫손으로 꼽히고 목소리와 어휘 등이 뒤따른다고 한다. ‘사람은 얼굴보다 마음이 고와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처음 만나면서 마음을 볼 수 없으니 아무래도 첫 인상은 먼저 보이는 용모일 수밖에 없다.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이 용의 얼굴과 호랑이의 눈썹을 가진 龍顔虎眉(용안호미)로 느낀다면 엄숙함에 위압을 느낀다. 용처럼 날뛰고 범처럼 걷는다는 龍驤虎步(용양호보)의 인상을 주었다면 용맹스런 영웅의 모습을 연상한다. 그런데 상상의 용은 보지 못했으니 상상이겠고, 매와 같은 눈빛(鷹視)에 호랑이 같은 걸음걸이(虎步)라면 날카로운 매가 연상되니 흉악한 사람의 외모를 형용하는 말이 된다. 매 눈초리에 이리의 걸음 鷹視狼步(응시낭보)라 해도 같은 뜻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楚(초)나라의 간신 費無忌(비무기)의 모함으로 부친을 잃은 伍子胥(오자서)는 吳(오)나라 闔閭(합려)의 휘하로 망명했다. 얼마 뒤 같은 처지의 伯嚭(백비, 嚭는 클 비)도 귀순해 오자 오자서는 연회를 베풀고 환대했다. 연회에 참석하고 있던 被離(피리)라는 대부가 오자서에게 말했다. ‘백비는 눈길이 매와 같고 범과 같이 걸으니, 필시 살인을 저지를 나쁜 상(鷹視虎步 專功擅殺之性/ 응시호보 전공천살지성)’이라며 가까이 하지 말라고 했다. 擅은 멋대로할 천. 오자서는 백비와 같은 원한을 지녔기 때문이라며 충고를 듣지 않았다. 결국 越(월)나라와 내통한 백비에 의해 오자서는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後漢(후한)의 趙曄(조엽)이 쓴 ‘吳越春秋(오월춘추)’에 나온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중요한 첫 인상을 위해 들이는 노력은 눈물겹다. 처음 각인된 잘못된 인상을 바로 잡는 데는 200배의 정보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취업을 할 때 남녀를 불문하고 성형을 한다고 하고, 정치인들이 출마를 할 때 유권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은 열두 번 변한다’고 하니 변하지 않게 마음을 닦는 것이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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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자 사경성(有志者 事竟成) - 뜻이 있는 사람은 결국 큰일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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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자 사경성(有志者 事竟成) - 뜻이 있는 사람은 결국 큰일을 이룬다.

유지자 사경성(有志者 事竟成) - 뜻이 있는 사람은 결국 큰일을 이룬다.

[있을 유(月/2) 뜻 지(心/3) 놈 자(耂/5) 일 사(亅/7) 마침내 경(立/6) 이룰 성(戈/3)]

무엇을 하겠다고 뜻을 굳히면 강인한 의지로 실천해야 한다. 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 鴻鵠之志(홍곡지지)나 배를 삼킬만한 큰 물고기 呑舟之魚(탄주지어)의 포부를 가진 사람은 주위의 흔들림에 상관없이 밀고 나간다. 서양 유명격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와 같이 전도가 양양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諸葛亮(제갈량)이 소나기로 火攻(화공)을 실패하고 탄식했다는 ‘계략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루게 하는 것은 하늘(謀事在人 成事在天/ 모사재인 성사재천)’이란 말을 싫어한다.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有志者)은 마침내 성공한다(事竟成)는 이 말은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가 출전이다. 줄여서 有志事竟成(유지사경성), 有志竟成(유지경성)이라 해도 같다. 중국 前漢(전한)말기 외척 王莽(왕망, 莽은 풀 망)이 나라를 찬탈하고 新(신)나라를 세웠다. 정통이 아닌데다 급격한 개혁으로 민심이 돌아서 곳곳에서 왕망을 타도하려는 세력들이 나타났다. 왕족의 핏줄인 劉秀(유수)가 한 왕조의 재건을 기치로 내걸자 많은 인물들이 모여들었다. 유수의 휘하에 耿弇(경엄, 弇은 사람이름 엄)이란 장수도 들어왔다.

경엄은 어려서부터 병서를 읽고 무예를 익혔기에 단번에 두각을 드러내 유수가 光武帝(광무제)로 즉위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경엄은 각 지역의 세력들을 타도하는 웅대한 계획을 세워 건의했으나 유수는 실현 가능한지 의구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山東(산동)지역의 막강한 張步(장보)군과 싸울 때는 많은 사상자를 내고 경엄도 화살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악전고투 끝에 적진을 함락하자 유수가 이전의 계책을 말할 때는 어렵게만 생각되던 것을 끝내 이룩해냈다면서 노고를 치하했다. ‘뜻을 가진 사람이 결국 일을 성공시키는구려(有志者事竟成也/ 유지자사경성야).’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뜻을 세워 노력하여 목적을 달성한 사람의 전기가 立志傳(입지전)이다. 이전에 흔했던 개천에서 용 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오늘날엔 빈부의 격차가 너무 크고 단계적으로 신분 상승하기도 어려워 젊은이들이 절망한다. 어떻게 하면 골고루 소득이 높아져 잘 살게 되고 큰 뜻을 이룬 입지전적인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을지 위정자들은 고민해야 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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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柔能制剛) –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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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柔能制剛) –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

유능제강(柔能制剛) –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

[부드러울 유(木/5) 능할 능(肉/6) 절제할 제(刂/6) 굳셀 강(刂/8)]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나서는 똑 같을 수가 없다. 弱肉强食(약육강식)이라고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밥이다. 약자가 항상 당하기만 할까. 약한 자가 강한 자에 빌붙어 생명을 유지하거나, 약자끼리 연합하여 강자에 대항하는 수도 있다. 이런 인위적인 것을 제외하고도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결국은 강한 것을 이겨내고 살아남는다고 선인들은 가르친다. 어떤 일을 해결할 때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 이기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드러움으로 감싸는 것보다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덕으로 감싸 안아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길임을 뜻한다.

굳센 것을 물리치는 것이 부드러운 것이라고 老子(노자)는 ‘道德經(도덕경)’ 곳곳에서 강조한다. 약간 변형시킨 노자에 앞서 이 성어가 그대로 나온 곳은 ‘六韜三略(육도삼략)’에서다. 周(주)나라 姜太公(강태공)의 저서라고 전하는 고대 병법서다. 감출 韜(도)는 화살을 넣는 주머니, 비결을 말한다고 한다. 부분을 보자. ‘군참에서 이르기를 부드러움은 강함을 제어하고, 약한 것은 능히 강함을 이긴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굳셈은 적이다(軍讖曰 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군참왈 유능제강 약능제강 유자덕야 강자적야).’ 군참은 전쟁의 승패를 예언적으로 서술한 병법서라고 알려져 있다.

도덕경 78장 任信章(임신장)에 잘 알려진 구절이 나온다. ‘이 세상에서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 데는 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 莫之能勝/ 천하막유약어수 이공견강자 막지능승).’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기는 이치를 세상사람 모두가 알지만 능히 행하는 이가 없다(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약지승강 유지승강 천하막부지 막능행).’ 노자가 스승에게서 부드러운 혀는 남아있고 단단한 치아는 빠진데서 가르침을 받는 齒亡舌存(치망설존)의 이야기는 劉向(유향)의 ‘說苑(설원)’에 실려 있다.

힘을 가졌을 때는 모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오만함으로 비쳐 약자의 사정을 무시하는 것에서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힘은 오래 가지 않으니 부드러움으로 감싸 차근차근 일을 처리하는 것이 결국은 이기는 길이다. 노자의 말대로 세상 모든 사람이 알지만 당사자가 아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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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만즉휴(月滿則虧) -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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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만즉휴(月滿則虧) -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지다.

월만즉휴(月滿則虧) - 달이 차면 반드시 이지러지다.

[달월(月-0) 찰만(氵-11) 곧즉(刂-7) 이지러질 휴(虍-11)]

밤의 어둠을 밝혀주는 달은 이태백이 놀고, 옥토끼가 산다고 동요에서 노래할 정도로 우리에겐 사랑받았다. 농경생활을 영위했던 전통 한국사회에서 그만큼 달은 생명의 기준이며 생활의 원점을 이뤄왔다. 초승달에서 반달로 다시 보름달로 끊임없이 이어져, 만월이 되었더라도 곧 이지러지는 것을 알았다. 이 지혜를 본받아 곧잘 인생의 성쇠를 일러주는 비유로 삼는다.

누구나 흥얼거리던 1950년대 가요 '노랫가락 차차차'에도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은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로 가수 황정자가 노래한다.

무슨 일이든 절정에 달한 뒤에는 쇠퇴하게 된다는 많은 성어 중에서 가장 친숙한 달이 차면 이지러진다는 이 성어는 '史記(사기)'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范雎蔡澤(범저채택)열전에서다. 범저의 雎는 물수리 저인데 睢(물이름 수)와 비슷하여 오랫동안 통용됐으나 雎(저)로 통일됐다. 범저는 魏(위)나라 사람이고 채택은 燕(연)나라 사람으로 모두 고향에서 고생하다 秦(진)나라에 들어와 빛을 보게 됐다. 범저는 달변으로 昭王(소왕)의 신임을 얻어 재상의 자리에 올랐다.

탄탄한 권력을 누릴 즈음 채택이 찾아와 슬슬 속을 뒤집었다. 지금 안락하게 지내는 범저가 商君(상군)이나 吳起(오기) 등의 공적에 미치지 못하면서도 왕의 신뢰와 총애는 더 많이 받아 봉록과 재산이 그들보다 능가하는데 지금 물러나지 않는다면 필시 더 큰 화가 기다릴 뿐이라며 일러준다. '속담에 해가 중천에 오르면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이지러진다고 했습니다. 사물이 극에 달하면 점차 쇠퇴해지는 것은 천지간의 이치입니다(日中則移 月滿則虧 物盛則衰 天地之常數也/ 일중즉이 월만즉휴 물성즉쇠 천지지상수야).' 범저는 옳다고 여겨 채택을 천거하고 병을 핑계로 물러났고 재상이 된 채택도 뒤에 스스로 물러나 평안한 말년을 보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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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우인(怨天尤人) - 하늘을 원망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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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우인(怨天尤人) - 하늘을 원망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다.

원천우인(怨天尤人) - 하늘을 원망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다.

[원망할 원(心/5) 하늘 천(大/1) 더욱 우(尢/1) 사람 인(人/0)]

사람이 모든 면에서 완전할 수가 없는 만큼 저마다 실수를 저지른다. 하지만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는 인색하다.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속담이 알려졌듯 잘못은 모두 남이 저지른 것으로 돌린다. 눈앞에 있는 자기의 속눈썹은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目不見睫(목불견첩)이라 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고 성서(마태복음 7;3)에서 깨우쳐도 귓전으로 흘려듣기 때문이다. 하늘을 원망하고(怨天) 다른 사람을 탓한다(尤人)는 이 성어 또한 큰 낭패나 좌절에 대해 자기 잘못은 모른다는 뜻이다. 더욱 尤(우)에는 허물, 탓한다는 의미도 있다. 천명을 깨달아 즐기며 순응한다는 樂天知命(낙천지명)은 반대의 뜻이다.

‘論語(논어)’의 憲問(헌문) 편에 등장한다. 성인 孔子(공자)가 남 탓을 한 것이 아니고 하지 않았다는 반대의 뜻으로 사용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공자가 탄식할 때 제자 子貢(자공)이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는지 여쭈었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으며, 일상적인 일을 배워 심오한 이치에까지 도달했으니, 나를 아는 이는 아마 저 하늘이 아닐까(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 其天乎/ 불원천 불우인 하학이상달 지아자 기천호)!’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한 것은 공자가 천하를 주유하면서 뜻을 펼치려 할 때 어떤 나라서도 등용을 하지 않았던 것을 말한다. 심지어 공자가 楚(초)나라에 초빙됐을 때 陳(진)과 蔡(채)나라의 대부들이 자신들의 비위가 노출될까 두려워 국경을 막는 바람에 제자와 함께 굶주렸던 陳蔡之厄(진채지액)을 당할 때도 하늘을 원망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천하를 주유한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천하를 위한 것이었으니 그 마음을 하늘은 알았어도 사람들이 미처 몰랐을 뿐이라고 했다.

戰國時代(전국시대) 말기 성악설을 주장했던 荀卿(순경)도 ‘자기를 아는 사람은 남을 원망하지 않고, 운명을 아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自知者不怨人 知命者不怨天/ 자지자불원인 지명자불원천)’고 말했다. ‘荀子(순자)’ 榮辱(영욕)편에 실려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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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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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다.

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다.

[멀 원(辶/10) 물 수(水/0) 아닐 불(一/3) 구원할 구(攵/7) 가까울 근(辶/4) 불 화(火/0)]

‘네 자신과 같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예수님의 말씀이다. 이웃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셀 수 없이 많다. ‘이웃이 사촌보다 낫다’는 속담은 ‘좋은 이웃은 멀리 있는 형제보다 낫다’는 영국 격언과 똑 같다. ‘세 잎 주고 집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속담은 중국 사서 南史(남사)에서 宋季雅(송계아)라는 사람이 이웃을 보고 시세보다 10배나 되는 집을 샀다는 ‘百萬買宅 千萬買隣(백만매택 천만매린)과 판박이다. 이렇게 좋은 말이 많이 내려와도 각박한 생활을 하는 도시에선 이웃의 얼굴도 모르고 지내는 사이가 흔하다.

먼 곳에 있는 물(遠水)로는 가까운 곳에서 난 불을 끌 수 없다(不救近火)는 이 성어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실제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법치를 주장한 韓非(한비)의 역저 ‘韓非子(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자. 春秋時代(춘추시대) 魯(노)나라는 강국 齊(제)나라와 북쪽과 동쪽으로 국경을 접하고 남쪽으로는 越(월)나라의 위협을 받는 등 항상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穆公(목공)은 왕자들을 晉(진)과 楚(초)나라로 보내 구원을 청할 생각을 했다. 이를 보고 犁鉏(이서, 犁는 얼룩소 리, 鉏는 호미 서)라는 신하가 충고했다. ‘

불이 났는데 바닷물을 끌어다 끄고자 한다면 바닷물이 아무리 많아도 불길을 잡지 못합니다.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는 없는 법입니다(失火而取水於海 海水雖多 火必不滅矣 遠水不救近火也/ 실화이취수어해 해수수다 화필부멸의 원수불구근화야).’ 진나라와 초나라가 강하기는 해도 가깝게 있는 제나라의 침공을 받았을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앞선 역사나 민간에서 내려오는 이야기를 엮은 說林(설림) 상편에 실려 있다.

금언과 명구를 모아 놓은 한문 교과서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대구를 붙여 더욱 뜻을 명확히 한다. ‘먼 곳에 있는 물은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하고, 먼 곳에 있는 친척은 이웃만 못하다(遠水不救近火 遠親不如近隣/ 원수불구근화 원친불여근린).’ 省心篇(성심편)에 나온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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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방일(拈一放一) -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라, 사람의 욕심을 경계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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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일방일(拈一放一) -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라, 사람의 욕심을 경계하는 말

염일방일(拈一放一) -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라, 사람의 욕심을 경계하는 말

[집을 념(扌/5) 한 일(一/0) 놓을 방(攵/4) 한 일(一/0)]

욕심이 없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지나치면 탈이 난다. ‘토끼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못 잡는다’는 속담대로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차지하려다 모두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나를 얻었을 때 만족할 줄 모르면 나중에는 둘 다 잃는 兩敗俱傷(양패구상)이 된다. 이럴 때 선승들은 마음을 텅 빈 허공처럼 유지하라고 放下着(방하착)을 내세우는데 욕심에 찌든 세속의 대중들이 잘 될 리가 없다. 많이 양보하여 하나를 잡으려면(拈一)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放一)는 가르침에도 둘 다 가지려는 욕심을 내려놓지 않는다.

집을 拈(념)은 拈華微笑(염화미소)라 할 때의 글자와 같고 어려운 본자를 써서 搛一放一(염일방일)로 써도 마찬가지다. 이 성어를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중국 北宋(북송)때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였던 司馬光(사마광, 1019~1086)이 어렸을 때 뛰어난 재치로 독에 빠진 아이를 구한 破甕救兒(파옹구아) 일화다. 破甕救友(파옹구우), 擊甕救兒(격옹구아)라고도 한다. 司馬溫公(사마온공)이라 불리는 사마광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배우기를 좋아했고 대작 역사서 資治通鑑(자치통감)을 남겼다. 王安石(왕안석)이 시행한 新法(신법)을 재상이 된 후 폐기한 사람이기도 하다.

南宋(남송)의 승려 惠洪(혜홍)이 지은 ‘冷齋夜話(냉재야화)’에 실린 내용이다. 사마광이 일곱 살 때 친구들과 놀다가 한 아이가 뜰에 있던 큰 물독에 빠졌다. ‘겁이 난 아이들은 달아나버리고 어린 사마광이 큰 돌을 가져와 독을 깨뜨리니 물이 구멍으로 쏟아져 나와 죽지 않고 살아났다(群兒皆棄去 公則以石擊甕 水因穴而迸 兒得不死/ 군아개기거 공즉이석격옹 수인혈이병 아득불사).’ 迸은 내뿜을 병. 元(원)나라 때 托克托(탁극탁)이 쓴 ‘宋史(송사)’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二十四史(이십사사)의 정사에 들어가는 책이다.

어른들은 꼬마가 해 낸 일을 왜 생각 못했을까. 사다리를 가져오라, 밧줄을 구해오라 서두르기만 했지 값이 많이 나가는 독을 깨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일을 처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득실만 따지고 하나를 없앨 생각은 꿈에도 못하는 것은 실생활에도 흔하다. 대통령이 되기 전 문재인 대표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다. 이것저것 따지다 정작 생명을 잃는다며 돌로 깨부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물었다. 정작 자신이 시행한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버릴 것은 버렸는지 생각할 일이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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